제게 입을 맞춰주세요, 그 후에는 서로 빚지지 않는 걸로.
석벽의 균열은 조금씩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몇 번의 둔탁한 소리가 울린 후에 무너져 내렸다. 돌조각이 땅에 널리자 그윽하고 좁은 복도가 드러났다. 소세예는 손을 뽑자 손가락 사이에 날카로운 무언가가 번쩍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로 소매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지만, 초명윤이 그것을 똑똑히 알아차리기에는 충분했다. 소매 속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었다.
어쩐지 주저함 없이 접선을 망가뜨렸더라니, 알고 보니 그 자신이 가져온 무기가 있었다.
소세예는 벽에 있는 등불을 들고 돌아서서 초명윤을 일으켜 세웠다.
초명윤은 어깨를 움직이려고 노력하면서 일어섰고, 마음속으로는 소세예의 상처를 감싸는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시선을 소세예의 소맷자락에 멈추고, 불현듯 말했다. “소 대인의 내력으로 당시 그 순위가 모퉁이 뒤에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리가 없죠?”
소세예는 미소를 지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예.”
“그럼 당신이 그 사람을 폭로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겁니까?”
소세예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했든 지금은 말해도 빈말에 불과합니다. 꺼내봐도 소용없지요.”
그가 손을 쓴 것은 정말 적었기에, 초명윤은 그의 무공 수준을 알 수 없었다. 말만 보더라도 대처하는 기술이 뛰어나서 그에게서 어떤 정보도 끌어내기가 어려웠다. 정말 대처하기 어려운 상대다. 초명윤은 생각해 보고 말했다. “길이 심심한데 소 대인께서 저와 몇 마디 나누면 어떨까요?”
소세예는 등불의 빛을 빌려 길을 조사하느라 그가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초명윤은 어깨를 감싸고 석벽에 등을 기댔다. “아……상처가 아픕니다.”
소세예는 고개를 돌려 서두르지 않고 그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훑고서야 말했다. “초 대인, 이건……가서 안아달라는 겁니까?”
“그럴 필요 없습니다.” 초명윤이 말했다. “저랑 이야기 좀 해주세요.” 그러고는 소세예가 입을 열기도 전에 또 한 마디 덧붙였다. “적어도 주의력을 분산시키면 그리 아프지는 않을 겁니다.”
소세예는 그를 바라보았다. “초 대인께서는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초명윤은 눈꼬리를 구부리고 웃으며 말했다. “이건 어떻습니까, 당신과 나는 번갈아가며 서로에게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 소세예는 한숨을 쉬었다. “만약 상대방이 진실을 말하길 거부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단지 시간을 때우기 위함이죠.” 초명윤은 그의 옆으로 걸어가 천천히 말했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지는 자기 자신에게 달렸습니다. 게다가 상대가 거짓말을 한다면 질문을 회피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요?”
그는 일렁이는 눈빛에 의미모를 웃음을 띤 채 소세예를 주시했다.
소세예는 어쩔 수 없다는 한숨을 쉬고, 걸음을 옮겨 복도로 들어섰다. “물어보고 싶다면 물어보세요.”
초명윤은 그를 따르며 말했다. “소 대인께서는 우아해 보이십니다. 다만 이렇게 깊이 숨어 드러나지 않은 사람일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당신은 어딜 가든지 소매 속에 비수를 가지고 다니는데, 왜 당신이 무武를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습니까?”
등불은 콩알만 한 크기로 발아래 약간의 석로石路만을 비췄다. 공간이 좁아 안에서는 그들의 낮은 목소리만이 울렸다. 그들이 가까이 붙어서 걸었기에, 소세예의 귓가에는 뒤에 있는 사람의 따뜻한 숨결이 닿았다. 그는 불편한 듯 고개를 돌리고서야 입을 열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복잡하지는 않아요. 수년에 걸쳐 생긴 습관일 뿐이에요.”
“나는 열다섯에 아버지를 따라 출정했습니다.” 소세예가 말했다.
초명윤은 의아하단 낯으로 그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소세예의 얼굴에는 마치 한 줄기의 그리운 기색이 드러나 있었고, 그보다 더 복잡한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복도는 너무 어두웠고 그의 표정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다.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볼 겨를이 없었다.
소세예는 가볍게 이어 말했다. “그 이후로 아버지께서는 내가 다른 사람과 싸우는 것을 엄격히 금하셨습니다. 내가 문신이 되길 원하셨죠. 그때의 장안성은 지금보다 더 혼란스럽지 않았어요. 그 당시 나는 어리고 기세등등했기 때문에 싸움을 피하기 어려웠고요. 아버지께서는 이 때문에 제게 흰 옷을 입으라 명하셨습니다. 매번 발각될 때마다 저는 사당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비수를 소매에 숨기고 흔적을 숨겨 발각되지 않게 하는 법을 익혔지요.”
“확실히 의외네요.” 초명윤은 불빛에 비친 소세예의 얼굴을 흘끗 보며 말했다. “당신은 지금보다 어릴 적이 훨씬 더 귀여웠어요.”
소세예는 이 평가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웃었다.
“왜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싸우는 것을 금한 겁니까?” 그가 물었다.
소세예는 돌아서서 그를 보았고, 웃으며 말했다. “이는 두 번째 질문입니다.”
초명윤은 아무렇지 않게 손을 들어 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소세예는 내색하지 않고 시선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 “늘 궁금했던 것이 하나 있어요. 초 대인께서는 현재와 같은 부와 지위에도 불구하고 왜 가족을 데려와 함께 살지 않으십니까?”
초명윤의 얼굴빛이 순간 변하더니, 칼날 같은 눈빛으로 소세예의 얼굴을 훑었다. 그가 여전히 무심한 표정을 지은 것을 보자 시선을 거두고 가볍게 말했다. “저는 스승님이 주워온 고아인데, 어디서 온 가족인지요?”
소세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그는 초명윤을 처음 봤을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대하와 흉노는 전쟁 중이었고, 경중에는 출신을 알 수 없는 청년이 싸울 때마다 승리하고 대적할 자가 없었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3주三州가 반환되었고, 흉노는 백 리 이상 퇴각하였다. 대전大殿에 이 젊은 장령将领이 늠름한 자세로 들어서자 조정의 신하들의 경이로운 눈빛이 그를 덮쳤다. 그는 나른한 미소를 지었지만, 사람들이 보지 못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미간 사이에 음험함과 냉담함을 드러냈다.
그 당시에는 소세예의 아버지가 아직 살아있었다. 대장군이었던 소결苏决은 그를 한참 보다가 소세예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결코 남의 밑에 있는 것에 만족할 사람이 아니다.”
소세예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조下朝 후, 그는 사람들에게 초명윤의 배경을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몇 년이 지나서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양주凉洲의 초가는 그 일대에서 제일가는 부자로, 강호江湖의 뛰어난 인재를 많이 아는 소문난 대가였다. 흉노가 남침했을 때 수많은 성을 학살했다. 초가는 자연히 그 운명을 피할 수 없었기에 초명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어느 추운 겨울밤, 한적한 검성문剑圣门 앞에서 온몸이 피에 흠뻑 젖은 소년이 무릎을 꿇고 있었고, 그 사람의 미목은 지금의 교만하고 무자비한 초 태위와 매우 닮았다고 말했다.
보아하니 그는 확실히 이 질문을 매우 싫어하는 것 같다.
“제 차례인데, 여전히 이전과 같은 질문입니다. 왜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싸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겁니까?” 초명윤이 말했다.
소세예는 정신을 차리고, 등잔을 살짝 들어 서로의 얼굴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한 뒤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제가 사람을 죽이는 태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 거겠죠.”
초명윤은 어리둥절해졌다. 그가 말속에 담긴 뜻을 파악해 보기도 전에 소세예의 말이 들려왔다. “도착했습니다.”
그들은 발걸음을 멈췄다. 소세예는 뒤돌아 초명윤에게 등잔을 건넸고, 이어 두 손으로 석문을 눌러 천천히 열었다. 바위가 갈리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빛이 틈으로 스며들었다. 그러다 틈새가 커지기 시작하자 그들은 그 빛에 적응하기 위해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시야는 이미 또렷했다. 예스럽고 소박한 가옥, 오동나무로 만든 책장, 황권黄卷과 청등青灯. 드러난 것은 놀랍게도 서재였다. 초명윤과 소세예가 밖으로 나가려다가 뒤돌아보았다. 석문의 뒷면이 책장으로 위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한 번 닫히면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이렇게 쉽게 나올 줄은.” 초명윤은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고, 어깨너머로 소세예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갑시다, 송형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어요.”
서재에서 나와 긴 복도를 따라 내려가면 바로 중정中庭이 있다. 달은 중천에 걸려 있고, 노랫소리는 이미 잦아들었다. 그들은 지하 감옥에 너무 오래 갇혀 있었다. 위의 연회는 이미 흩어졌고, 비녀婢女들은 고개를 숙이고 왔다 갔다 하며 분주하게 접시를 치우고 있었다.
소세예는 그중 한 사람을 멈춰 세우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가씨姑娘, 지금 당신의 집주인은 어디에 있나요?”
그 비녀는 아직 나이가 어렸다. 그녀는 몸을 떨며 그를 흘끗 보고는 잽싸게 머리를 숙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노비奴婢는 모릅니다.”
“그렇담 이 연회는 언제쯤 흩어졌습니까?”
비녀는 더욱 심하게 떨었다. “차 한잔을 마실 시간 전입니다.” 그녀는 거의 애원하듯이 말했다. “노비는 단지 잡역부일 뿐이니, 대인께서는 제발 더 이상 묻지 말아 주세요.”
소세예는 시선을 거두고 그녀를 놓아주었다. 이어 뒤로 돌아 초명윤을 바라보았다. 초명윤의 고개는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쳐 있었다. “방금 이쪽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른쪽에는 작은 숲이 있었다. 꽃과 나무는 균등하게 배치되어 있고, 나무의 그림자는 서로 얽혀 있으며, 달은 치자꽃과 눈을 비추었다. 과연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이 가지인가? 아니면 이 가지?” 담경谭敬은 치자꽃을 툭 두드리곤 뒤돌아보며 물었다. 얇은 비단 치마를 입은 여자는 대답 없이 그를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그런데 그는 마치 무언가를 들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당신 말대로 할게.” 그는 하얀 눈이 내린 가지 하나를 꺾어 여자의 손에 건네주었다.
공부상서工部尚书 담경은 옷에 묻은 먼지를 가볍게 털었다. 그는 눈을 들자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두 사람을 보고 일순 멍해졌고, 급히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 “초 대인, 소 대인.”
초명윤과 소세예가 아직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여자는 담경의 뒤로 바삐 물러났다. 그녀는 청초한 얼굴의 반만 드러내고 조심스럽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담경은 돌아서서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阿绣, 겁내지 말아.”
이수는 담경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숙인 채 다시는 그들을 쳐다보지 못했다.
담경은 그들에게 사과하며 말했다. “내자가 사람을 두려워합니다. 두 분 대인께서는 탓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괜찮습니다.”1 소세예가 웃었다.
“송형은 어디에 있습니까?” 초명윤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하관은 모릅니다.” 담경은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급한 일이 생긴 것 같더군요. 좀 전에 시종이 송장원에게 무언가를 보고했을 때, 그는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우리에게 양해를 구한 뒤 연회를 마쳤지요. 내자는 자주 나오지 못한 탓에 이곳을 낯설어하고 재밌어했습니다. 그 탓에 제가 이곳을 걸어 다녀도 되느냐고 허락을 구했더니, 그는 황급히 승낙하고 가버렸습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는 저 방향으로 갔습니다. 두 분 대인께서 용건이 있으시다면 찾아가 보십시오.”
담경은 서재 쪽 위치를 가리켰다. 다만, 초명윤과 소세예가 나왔을 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초명윤의 입꼬리에 웃음기가 번졌다. “아닙니다. 인사나 나눌까 했던 것이니, 별일 아니지요.” 그는 돌아서서 소세예를 바라보았다. “정말 안타깝게 됐습니다. 오늘 밤에는 만날 수 없을 것 같군요.”
소세예는 웃었지만 아무런 말이 없었다.
상대방이 이미 도망쳤으니, 그들은 담경에게도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부府 바깥은 어두웠고 희미한 등불만이 켜져 있었다. 남아있는 것이라곤 기다리고 있는 마차 몇 대뿐이다.
“초명윤.” 소세예가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건넸다.
초명윤은 소리를 듣자 발걸음을 멈췄다. 그는 어깨너머를 바라보았고, 등불이 미간을 비춰 눈가가 반짝였다. 그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응?”
소세예는 드물게 잠시 망설였다. 그의 눈빛은 옆으로 향했고, 어조는 여전히 고르며 안정적이었다. “어쨌든 당신이 나를 한 번 구해준 셈인데……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소 모는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초명윤은 길게 “오” 하고 소리를 내더니, 의미모를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 같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은 확실히 소 대인과 같은 현량한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소세예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소 모는 감격해 마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공무 이외의 곳에서 당신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겹겹이 비친 등불 그림자 사이에 가려진 그의 눈빛은 온통 냉기에 물들어 있었다. 초명윤은 어깨의 상처 부위를 손으로 누르더니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풍경이 마침 좋으니, 훗날을 기약할 필요가 없겠어요.”
그는 자신의 볼을 톡톡 두드리며 욕심이 한도 끝도 없는 미소를 지었다. “제게 입을 맞춰주세요, 그 후에는 서로 빚지지 않는 걸로.”
“……” 소세예는 눈썹을 약간 찌푸렸고 그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초명윤은 차가운 숨을 들이마시더니, 어깨를 잡고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씁——상처가 아픕니다.”
“……초 대인.”
“뼈까지 다친 것 같은데, 어휴 이건 정말……”
“……초명윤.” 소세예는 그의 말을 끊었다.
그런 그를 훔쳐보던 초명윤은 끝내 굳은 표정을 고수하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 그는 어깨의 떨림을 억제하며 손을 흔들었다. “알겠어요, 소란 피우지 않을게요.” 그는 잠시 멈추고 재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번 웃어주면 갚은 셈 칩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늘 입가에 머금고 있는 거짓된 미소가 아닙니다, 뭐랄까……” 그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당신이 얼마 전에 두월의 바보짓을 보고 웃었을 때처럼, 진심을 담아 웃어주세요. 어렵지 않죠?”
“……저는 그가 바보 같다고 비웃어 본 적이 없어요.” 소세예는 바로 잡았다. 그는 초명윤을 바라보았고, 상대방의 표정이 꽤 진지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소세예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초명윤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그의 눈매는 부드러워 어쩔 수 없을 만치 상냥해 보였다. 그는 천천히 입꼬리를 끌어올렸고, 눈동자에서는 온화하고 따뜻한 온기가 퍼져나갔다.
초명윤은 잠시 정신을 잃었다. 부府의 불빛에서 흘러나온 빛이 상대방의 뒤로 흘러내리며 밤을 지나 그의 손에 떨어졌다. 마치 손을 뻗어 그 따뜻함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신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 같아요.” 소세예가 말했다.
초명윤은 이 말을 듣자 눈썹을 약간 치켜 떴다. “이 말은 칭찬처럼 들리진 않네요.”
“그런가요?” 소세예는 웃었다. 그는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마차를 바라보았다. “밤이 깊었으니, 소 모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진소는 오랫동안 마차 옆에 서서 기다렸다. 초명윤이 오는 것을 보자 바로 다가갔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초명윤은 그에게 겪었던 일에 대해 두세 마디로 대충 이야기해 주었다. 진소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한결같이 무표정한 얼굴은 한참을 노력했지만, 복잡한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단지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사형, 당신이 다친 것은 머리입니까, 아니면 어깨입니까?”
초명윤은 푹신한 베개에 기대고, 그에게 눈을 까뒤집었다.
“사형은 정말 그에게 마음이 있는 겁니까?” 진소가 추궁했다.
“그게 가능하긴 해?” 초명윤은 차갑게 웃으며 자세를 가다듬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너는 소세예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내게 부탁을 들어준다는 말한 것은 대부분이 떠보는 것이다. 내가 화살을 맞고 나서야 그가 약간의 경계심을 내려놓았어. 그런 식으로 괜히 낭비할 수는 없는 법이야.”
“그럼 당신은 이 요구로 어떤 결론을 내렸나요?” 진소가 물었다.
초명윤은 차창 밖의 창백한 밤을 바라보다가, 조금 뒤에야 느릿하게 말했다. “나는 그가 그렇게 웃으면 정말 예쁘다는 걸을 깨달았지.”
“……”
작가가 할 말이 있다:
소세예: 당신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요 = =
초명윤: 헉 →_→